[스크랩] 할미꽃
할미꽃
흰 털을 잔뜩 뒤집어 쓴 꽃대와 잎이 땅속에서 나와 꽃이 한쪽으로 구부러진 채 피는 할미꽃(Pulsatilla koreana)이다. '뒷동산의 할미꽃 호호백발 할미꽃 젊어서도 할미꽃 늙어서도 할미꽃'이란 동요가 생각난다.
전래동화집에도 할미꽃에 얽힌 이야기가 나온다.
옛날 옛적에 한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가 손녀 하나를 데리고 살았더랬는데 손녀가 장성하여 그만 시집을 가게 되었더라.
시집간 손녀가 보고 싶어서 애태우던 할머니가 손녀를 보기 위하여 먼길을 떠났는데 손녀가 사는 집이 보이는 언덕 양지녘에서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할머니의 모습을 닮은 한 식물이 자라났는데 그것을 사람들은 할미꽃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두 손녀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가슴아픈 할미꽃은 낮은 산지나 양지바른 잔디밭, 남향의 모 등성이 같은 약간 건조하거나 척박한 땅이어도 양지이기만 하면 잘 자란다. 그래서 꽃말이 슬픔, 추억인가 보다.
왜 할미꽃일까 ? 할머니의 허리처럼 고개가 아래로 구부러진 꽃모양 때문일까? 바로 할미꽃 날개씨 모양 때문이다. 4∼5월 경 꽃이 핀 후 꽃잎이 떨어지고 나면 그 자리에 암술날개가 하얗게 부풀어져 마치 백발 노인이 머리칼을 풀어헤친 모양이 된다. 그래서 할미꽃을 백두옹(白頭翁)이라 하기도 한다.
할미꽃의 꽃과 꽃가루에는 독성이 있어 옛날에는 아이들이 이 꽃을 만지지못하게 했다. 특히 뿌리는 독성이 강해 시골농가에서 재래식 변기 속에 넣어 여름철 벌레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정도였다. 한방에서는 할미꽃을 노고초,백두옹이라 하며, 진통·지혈·소염 등에 다른 약재와 함께 쓴다.
요즘은 할미꽃을 관상용으로 심는 이가 많아졌다. 이른 봄, 봄소식을 먼저 전해 주는 꽃으로, 건조해도 잘 자라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다. 그러나 햇빛과 뿌리관리는 잘 해주어야 한다. 자생식물이기 때문에 햇빛을 충분히 받게 해주어야 하며, 뿌리를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꽃은 4월 - 5월에 적자색으로 피고, 열매는 백색 털로 덮여 할머니의 흰머리카락과 닮았다. 한방에서 진통, 지혈 등에 약재로 쓰인다.
절대로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어서는 안 된다.또 임산부가 복용하면 낙태할 수가 있다. 옛날에는 할미꽃 뿌리를 사약으로 쓰거나 음독 자살할 때 달여 먹기도 했다 한다.
* 이질에는 할미꽃 뿌리 6 ~ 8g을 1회분으로 달여 3 ~ 4회 복용한다.
* 두통에는 8~9월에 할미꽃 뿌리를 캐서 햇볕에 말려 두었다가 쓴다. 할미꽃 뿌리 40g에 물 1리터를 붓고 달여서 절반쯤으로 줄어들면 꿀이나 설탕을 넣어 한번에 15g씩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마신다. 이 방법은 뒷목이 당기고 아프며 뒷목 밑에 군살이 생긴 데에 특효가 있다.
* 몸이 붓는 데에는 할미꽃 잎 500g을 물 3리터에 넣고 절반이 되게 달여서 그 달인 물과 찹쌀밥 한 그릇을 단지에 넣고 뚜껑을 덮어 10일쯤 두면 술이 된다. 이 술을 한 번에 한 잔씩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이 방법은 부종, 두통, 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데, 설사, 위염, 위궤양, 위암 같은 여러 질병에 두루 좋은 효과가 있다.
* 머리가 빠질 때에는 할미꽃 속에 있는 노란 꽃가루를 따서 피마자 기름에 개어 바른다.
* 만성위염에는 할미꽃 뿌리를 깨끗이 씻어 잘 말렸다가 가루 내어 한번에 200~300g씩 하루 세 번 밥먹고 나서 먹는다. 15~20일 동안 먹고 나서 7일쯤 기다렸다가 낫지 않으면 한번 더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