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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설(視吾舌)

자공 우주 2007. 4. 30. 07:45
시오설(視吾舌) 내 혀를 보라
시오설(視吾舌)
<내 혀를 보라.> 말을 통해 살아가는 사람은 다른 기관은 망가지더라도 세치 혀만은 다치지 않아야한다는 뜻이다. 출전은 《사기》「장의전(張儀傳)」.
視;볼 시 吾;나 오 舌;혀 설
전국 시대 때, 유명한 변설가인 장의의 이야기다.
장의는 가난했지만 재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었다. 당시는 어느 나라나 부국강병을 해서 패권을 다투고 있었기 때문에 지모가 뛰어난 사람은 군주의 우대를 받았다. 장의도 입신출세의 야망을 품고서, 먼저 권모술수에 능한 귀곡선생(鬼谷先生) 밑에서 수업을 받았다. 발군의 재능으로 수업을 마친 장의는 자기를 등용해줄 사람을 찾아 나서다가, 초나라의 재상 소양(昭陽)의 식객이 되었다.
어느 날 소양이 군주에게 하사받은 <화씨(和氏)의 구슬>을 보이는 연회를 베풀었는데, 갑자기 연회석상에서 구슬이 사라졌다. 중인들의 의심이 장의에게 모아졌다. 장의가 가난하고 보잘 것 없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그에게 죄를 뒤집어씌웠다. 소양도 매질을 하면서 자백을 강요했으나, 장의는 끝까지 훔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양은 할 수 없이 그를 놓아주었다.
만신창이가 되어 집에 돌아온 장의에게 아내가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섣부르게 유세한답시고 나서다가 이런 변을 당한 거예요.」
그러자 장의는 불쑥 혓바닥을 내밀면서 말했다.
「내 혀를 봐. 아직 있어, 없어?」
아내가 이상히 생각하면서 말했다.
「혀야 있지요.」
장의가 말했다.
「그럼 됐네.」
장의는 다른 곳은 망가지더라도 혀만 안전하면 충분히 입신양명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그는 진나라 재상이 되어 변설만으로 천하를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