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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고(推敲)

자공 우주 2007. 5. 1. 13:38
추고(推敲) 두들긴다고 할 것인가, 민다고 할 것인가
추고(推敲)
<두들긴다고 할 것인가, 민다고 할 것인가 >. 시나 문장을 부단히 고치고 다듬는 것을 <추고(또는 퇴고)라고 한다. 당나라 중기의 시인 가도(價島)의 일화에서 나온 것이다. 출전은《야객총서 (野客叢書)》.
推;밀 퇴, 밀 추 敲;두드릴 고
가도는 노새를 타고 가다가 시 한수가 머리에 떠올랐다. <이응(李凝)의 유거(幽居)에 표제함>이란 시였다.
이응이 살고 있는 거처는 이웃도 적고
잡초가 무성한 길이 쓸쓸한 정원으로 이어진다.
새는 연못 안 나ant가지에 깃들이는데
그런데 여기까지는 줄줄 내려왔는데, 마지막 구절을 <승려는 달빛 아래 문을 두들긴다(僧敲月下門)>로 해야 할지, 아니면 <승려는 달빛 아래 문을 밀고 있구나 (僧推月下門)로 해야 할지 결정을 못 내리고 있었다. 두들기다는 뜻의 고(敲)를 써야할지, 민다는 뜻의 추(推)를 써야할지 골똘히 생각하다가, 결국 맞은편에서 오는 일행과 부딪치고 말았다.
그 일행은 장안에서 벼슬을 하고 있던 한유(韓愈)의 행렬이었다. 무례를 범하게 된 가도는 한유 앞으로 끌려 나갔다. 가도는 시를 짓는데 정신이 팔려 죄를 범했다고 하면서 사죄를 했다. 한유는 그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건두들기다(敲)로 하는 게 좋겠네.」
이 사건을 인연으로 가도는 한유의 인정을 받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