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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신탄탄(漆身呑炭)

자공 우주 2007. 5. 1. 13:42
칠신탄탄(漆身呑炭) 몸에 옻을 칠하고 숯을 삼키다
칠신탄탄(漆身呑炭)
<몸에 옻을 칠하고 숯을 삼키다.> 온 몸을 던져 복수를 시도하는 것.
漆;옻칠할 칠 身;몸 신 呑;삼킬 탄 炭;숯 탄
출전 《사기》 「자객열전」.
춘추 시대 말기, 진(晉)나라는 지백(知伯), 조(趙), 한(韓). 위(魏)의 공경(公卿)들이 실권을 다투고 있었다. 가장 강력한 세력을 가진 지백은 한 ․ 위와 손을 잡고 조가(趙家)를 공격했다. 그러나 지백이 조가의 거점을 함락하기 직전, 한 ․ 위 양가가 배신하여 지백은 오히려 죽음을 당했다.
그런데 지백의 신하 중 예양(豫讓)이라는 사람이 지백의 원수를 갚고자 조가의 우두머리 조양자(趙襄子)를 노렸다. 처음엔 궁중의 공사에 끼어들어가서, 변소에 들어가는 조양자를 보고 찔러 죽이려 했지만, 오히려 붙잡히고 말았다. 조양자가 자기를 죽이려는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백은 나를 국사(國士)로서 대하였으니, 나도 국사로서 보답하는 것이다.」
조양자는 그를 충신이라 하면서 풀어주었다. 그러나 예양은 결코 복수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다시 몸에 옻칠을 해서(漆身) 문둥이처럼 꾸미고, 숯을 삼켜서(呑炭) 벙어리 흉내를 내며 걸식을 하면서 동정을 살폈다.
어느 날 예양은 다리 밑에 숨어서 그곳을 지나게 될 조양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조양자의 말이 다리 직전에서 더 나가지를 않는 것이었다. 수상하게 여긴 신하들이 다리 밑을 살펴보니 예양이 숨어 있었다. 조양자가 그에게 말했다.
「그대도 이미 옛 주인에게 할 일을 다 했고, 나 역시 그대에게 충분히 예(禮)를 다했다. 그런데도 나를 노리니 어쩔 수 없다.」
조양자가 그를 죽이라고 명하니, 예양은 마지막 소원이니 조양자의 옷을 빌려달라고 했다. 옷을 빌려주니, 그는 비수를 꺼내 세 번 찌르고는 <지백이여, 이제 원수를 갚았습니다.>하면서 자신을 찔러 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