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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천황(破天荒)

자공 우주 2007. 5. 1. 13:49
파천황(破天荒) 천지개벽 이전의 혼돈 상태
파천황(破天荒)
<천지개벽 이전의 혼돈 상태(天荒)를 깨뜨린다.> <이전에는 결코 없었던 일>이란 뜻으로, 지금껏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놀랄 만한 일을 하는 것을 말한다. 출전은 송나라 때 손광헌(孫光憲)이 지은 《북몽쇄언(北夢쇄言)》.
破;깰 파 天;하늘 천 荒;거칠 황
중국의 과거제도는 수(隋)나라 때 시작하여 1,300년의 긴 역사를 갖고 있다. 유교 경전에 대한 지식과 시와 문장을 짓는 능력 정치에 대한 식견 등을 출제한 공개 시험제도인데, 문벌 편중의 인재 선발에서 벗어나 전국에서 공평하게 인재를 뽑으려는 제도였다.
당나라 때의 과거제도는 시와 부(賦)를 짓는 능력을 시험하는 진사과(進士科)가 주류였다. 응시 자격은 지방에 설치한 국립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낸 자와 지방장관이 시행하는 선발 시험에 합격해서 중앙에 추천받는 두 종류였다. 이중 후자의 합격자를 <통달했다는>뜻의 <해(解)>라고 불렀다. 손광헌이 지은《북몽쇄언》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당나라 형주(형州)는 글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해마다 <해(解)>를 뽑아 중앙에 보냈지만 급제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들을 <천황해(天荒解)>라고 불렀다. 그런데 유세(劉세)라는 사람이 형주의 <해>로서 중앙에 급제하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파천황>이라 불렀다.」
여기서 <천황>은 중앙에 급제하지 못한 것을 뜻하며, <파천황>은 이 <천황>을 깨버린, 다시 말해서 중앙에 급제한 것을 가리킨다. 이 의미가 전이되어전대미문의 사건을 가리킬 때파천황이란 말을 쓰는 것이다.
유세가 급제하자 당시 형남군절도사(荊南軍節度使) 최현(崔鉉)은 <파천황전(破天荒錢)>이란 명목으로 상금 70만 전을 보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