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멈춰라!
숨을 멈춰라!
단전 호흡의 폐해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바로 ‘숨을 멈추는 것- 지식(止息)’ 이다. 과학적으로 설명을 해 놓은 것을 읽다 보면, 지당하신 말씀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하지만 한번 생각을 달리 해 보자. 들숨과 날숨은 엄연히 반대되는 운동이다.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가려면 중간에 멈추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마찬 가지로 숨도 운동 방향이 바뀌려면 중간에 멈추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학자들이 이야기 하는 지식은 나쁘다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상의 것이지, 무조건 지식은 다 몸에 해롭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이야기 라고 생각한다.
여기서는 역설적으로 지식의 장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물론 지식을 과하게 하는 것이 몸과 마음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지식을 느끼지 못하면 제대로 된 숨을 쉴 수가 없다.
첫째 균형을 맞춰 준다.
중간에 숨을 멈춤으로써 들숨과 날숨이 자연스럽게 바꾸는 것을 도와준다. 숨을 들이쉬자 마자 내쉬고, 내쉬자 마자 들이 마시는 것은 무리가 가게 마련이다. 달리기를 하다가 방향을 바꿀 때도, 세게 달리면 달릴수록 방향을 바꾸는 것이 힘이 든다. 특히 자동차 같이 고속으로 주행할 경우 반대로 도는 것은 고사하고, 방향만 바꾸려 해도 사고가 나기 쉬운 것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이처럼 운동방향이 반대로 바뀔 때에는 운동 에너지가 제로(0)가 되는 시점이 있어야 한다. 호흡에 있어서도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숨을 멈추는 지식’이 있다. 문제는 이 틈을 느끼느냐 못 느끼냐의 문제이다. 숨 쉴 틈도 없다는 말처럼, 너무 바빠서 틈을 느끼지 못하면 원기가 쇠하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주말에 쉬지 않고 매일 일해야 한다면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그러므로 쉬면서 일해야 하듯, 숨도 쉴 틈을 느끼면서 쉬는 것이 좋다.
둘째 정신 집중에 도움이 된다.
자연 호흡이라는 말처럼 호흡은 자연스럽게 쉬는 것이 좋다.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거나 아님 잠을 잘 때에도 숨은 저절로 잘 쉬어진다. 하지만 호흡을 수련하려고 하면 잘 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숨을 쉬려고 하면 할수록 숨은 어렵고 힘이 들어진다. 해서 도장에 와서 수련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숨을 쉬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는 말이다.
호흡 수련을 노래에 비유해 보자.
노래를 처음 배울 때 가곡을 가르치지는 않는다. ‘도레미파..’ 에서 부터 ‘송아지’도 배우고 ‘학교종이 땡땡땡’ 도 배운다. 차츰 수준이 올라가며 수준 높은 노래를 배우는 것처럼 호흡 수련에 있어서도, 자연 호흡을 처음부터 하려고 하면 안 된다. 처음에는 인위적으로 만들어 숨을 쉬다가 수준을 높여 나가야 한다.
호흡을 수련할 때 가장 처음에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숨을 멈추는 것’ 이다. 심신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로 처음에는 0.1초에서부터 시작을 하면 된다. 꼭 0,1초를 멈추라는 말이 아니라, 들숨과 날숨 사이에 한 박자만 숨을 멈추면 신체에 무리도 되지 않고 호흡에 정신을 집중하기에 좋다.
도로 공사를 할 때에도 반듯한 길이 가기 좋다고 쭉 뻗은 길만 만들면 졸기 쉽고 사고도 나기 쉽다. 해서 적당한 굴곡을 주고 오르막과 내리막을 조화시켜서 길을 만든다. 호흡을 할 때에도 편안하게 부드럽게만 하다 보면 지겨워 졸기 쉽다.
곱고 부드럽게 숨을 들이쉬다가, 숨을 멈추는 것도 느낄 틈이 없이, 날숨을 쉬는 것은 고수가 되기 전의 수련생 들에게는 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졸기 쉽다. 숨을 쉬기 어렵다고 하는 것도, 들숨과 날숨의 전환시에 지(止)를 느끼지 못하면서 숨을 전환하는 것도, 한 몫 할 것이다.
중간 중간에 숨을 멈추어 줌으로써, 호흡 수련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정신을 집중하기에 도움이 된다.
셋째 기운이 강해진다.
호흡을 수련할 때 숨을 멈추면 기운이 강해지고, 기운이 강해질수록 호흡을 느끼기 쉽다. 호흡이 잘 느껴질수록 정신을 집중하기도 쉬워진다. 들숨과 날숨만 부드럽게 하는 것보다는, 숨을 멈추면서 수련을 할 때 기운이 잘 일어난다. 예를 들어 흐르는 물을 막았다가 터 놓으면 물의 힘이 휠씬 더 세어진다. 수력 발전소도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것이고, 댐을 막았다가 일시에 터 뜨려 적군을 무너뜨리는 것도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숨을 오래 멈출수록 기운도 강해져 좋지만, 강해진 기운은 그만큼 제어하기 힘이 든다. 통제를 벗어난 기운이 위로 올라오면 몸을 상하게 한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기공병 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몸에 과하게 숨을 멈추면 안 된다.
초보자는 숨을 어느 정도로 멈추는 것이 좋은가 느끼질 못하고 잘 모르기 때문에, 한 박자만 멈추라고 하는 것이다. 숙달되면 배꼽 위로 기운이 안 올라올 정도로만 멈추어, 기운이 배꼽 위로 올라오기 직전에 내 쉬면 된다. 다시 한번 강조 하지만 숨을 과하게 멈추는 것은 좋지 않다.
숨을 멈추는 것은 인위적이 아닌 자연스런 현상이다. 이 자연스런 현상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처음 호흡을 수련할 때는 인위적으로 숨을 멈추어 보는 것도 좋은 수련 방법이다.
숨을 멈추면
숨을 쉬기에도 좋고,
정신을 집중하기도 쉽고,
기운도 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