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 이야기

단전호흡 여섯째 걸음 – 부동지신(不動之身)

자공 우주 2007. 7. 1. 13:59

단전호흡 여섯째 걸음 부동지신(不動之身)

 

몸으로 마음을 다스린다는 것은 육체적 수련이며, 이 수련이 끝난 사람은 마음 수련으로 들어가야 한다. 다시 말해 육체적 수련이 끝나 정신적 수련으로 들어 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럼 정신적 수련과 육체적 수련의 차이는 무엇인가?

 

바로 움직임이다.

 

몸을 움직이며 하는 수련이 육체적 수련이라면, 정신적 수련은 몸을 움직이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다른 말로 부동지신(不動之身)이다.

 

보통 정신적 수련에 들어가면 부동지심(不動之心)을 강조한다. 천둥이 치고 벼락이 떨어져도 끄떡하지 않는 마음, 세상 풍파가 아무리 험해도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 부동지심은 수련하기가 무척 힘이 든다. 명상이나 참선을 해도 온갖 잡념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떠오른다.

 

생각이 생각을 물고 끝없이 이어져,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가 어렵다. 해서 부처가 오면 부처를 죽이고, 부모가 오면 부모를 죽이는 시퍼런 칼날같이 마음을 냉철하게 지켜보라는 가르침도 있고, 생각이 떠로르는 것은 마음의 또 다른 면이니 가만히 지켜보라는 가르침도 있다. 마음이 계속 흔들리니 호흡이나 다른 사물에 정신을 집중하라는 수련도 있다.

 

이렇게 마음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심적(心的)인 수련이나, 외부의 다른 사물에 정신을 집중하는 것도 수련의 방편이지만, 가장 쉽고 가장 효과가 빠른 것은 부동지신- 몸을 움직이지 않는 수련이다.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것 보다는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 훨씬 쉽고, 몸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야 말로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 마음 수련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사격을 할 때 몸을 움직이면 어떻게 되겠는가? 영화에서처럼 움직이며 총을 쏴도 잘 맞는 것은 말 그대로 영화 속 이야기다. 활을 쏠 때도 마찬 가지다. 온 몸을 움직이지 않고 정조준한 가운데, 손가락만 당겨 총을 쏘거나, 활 시위를 가만히 놓아 활을 쏜다. 골프를 할 때도 마찬가지며, 정신 집중을 필요로 하는 운동은 어떤 운동이라도 몸을 움직이지 않는 상태 부동지신- 를 느껴야 한다.

 

이는 단전호흡을 할 때는 더욱 그러하다.

 

첫째 수련전 - 부동지신을 느껴야 한다.

부동지신을 느끼지 않고는 수련이 되지 않는다. 어떤 자세에서 단전 호흡을 하든지, 그 자세를 취했으면 부동지신을 느껴야 한다. 어려운 동작을 하게 되면 힘이 들고 몸이 흔들리게 된다. 힘이 들어 몸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하는 것이, 자신의 몸에 맞춰 하는 수련이며 자기를 살리는 수련이 된다.

 

둘째 수련중 - 부동지신의 상태에서 호흡을 한다.

단전호흡은 호흡수련이며, 호흡을 하려면 신체가 움직여야 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는 말은 인위적인 힘을 주지 말라는 뜻이다. 사격을 할 때 손가락만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처럼, 아랫배 단전 부위만 부드럽게 움직여야 한다. 숨을 많이 들이마시는 것이 좋다고 해서 배를 최대한 부풀리다가 배를 단단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많다. 배가 단단하지 않고 풍선처럼 부드럽게 부풀어 오르게 하려면, 힘을 주지 않은 상태에서 저절로 부풀어 오르게 해야 한다. 

 

셋째 지(止) - 부동지신을 느낀다.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사이 틈을 느껴야 한다. 숨을 멈추는 것을 느낄 뿐만이 아니라, 내 전신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끼고, 나와 더불어 천지가 멈추는 것을 느끼고, 나아가 우주가 멈추는 것을 느껴야 한다.

 

단전 호흡을 하기 전에 온 몸이 부동지신인 것을 느끼고, 호흡을 할 때는 전신중 오직 한 부분 아랫배만 움직이되 나머지 몸은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껴야 하며, 다 들이 마셨으면 숨과 더불어 온 몸이 움직이지 않는 정적을 느끼고, 숨을 내 쉬었을 때에도 다시 부동지신을 느껴야 한다.

 

국선도 단전 호흡이 몸으로 때우는 수련이 아닌 진정한 심신 수련이 되려면, 몸을 움직이지 않는 부동지신을 느껴야 한다. 호흡 수련을 할 때만이 아니라, 준비운동이나 정리 운동에서 몸을 움직이면서도 부동지신을 느껴야 기형이 제대로 순환된다.

 

부동지신을 느끼지 않고는 마음을 수련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