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이야기
우리 가족 나쁜 습관 뿌리째 뽑기
자공 우주
2007. 2. 23. 17:39
“인생 망치는 세 살 버릇 초장에 & “남편 고질병 단번에 잡는 비법”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라는 말이 있다. 일단 한번 몸에 배면 아무리 노력해도 찰거머리처럼 떨어지지 않는 습관. 하지만 이틀에 한번, 하루에 한번, 한 시간에 한번씩 나쁜 습관을 의식해 바로잡다 보면 어느새 좋은 습관과 친구가 될 수 있다.
어릴 때는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가 그저 멋져 보였다. 긴 플레어스커트를 입고, 한쪽 다리를 살짝 다른쪽 무릎 위에 얹으면 어찌나 우아한 분위기가 흐르던지. 하지만 짧고 통통했던 다리를 지닌 치명적인 결함으로 그 시절 한쪽 다리를 다른쪽 무릎 위에 얹는 일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발견한 방법이 벽을 이용하는 것. 벽에 의자를 가까이 가져다 놓고, 꼰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키고 책을 보다 보면 조금씩 자세가 잡혀갔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무지한 일인지. 그렇게 습관이 된 후로는 소파에 앉아 TV를 볼 때나 밥을 먹을 때도 다리를 꼬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닐 때도 두 발이 괜스레 허전해진다. 하지만 이 기사를 준비하면서 다리 꼬는 습관을 조금씩 버려가고 있는 듯하다. 컴퓨터 앞에서 무심코 다리를 꼬았다가도 아, 참 그렇지 하고 다시 내리길 몇 번이다. 한두 번 장난삼아 하다 몸에 착 달라붙어 버리면 절대로 떼어버리기 어려운 습관들. 하지만 늘 자신의 몸과 마음을 의식하는 상태를 습관화한다면 좋은 습관이 몸에 배게 되지 않을까.
Part 01 훠어이~ 우리 아이 못된 습관 쫓아버리기
“갑자기 확 바꾸기보다 사소한 일부터 시작한다”
책가방은 내팽개친 채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들을 보면 엄마들은 그야말로 복장이 터진다. 하지만 이야기를 해도 아이들에게 쉽게 먹힐 리 없다. 결국 고성이 오고간 후 회초리와 눈물바람이 불고 나서야 상황이 종료될 뿐이다. 좋은 마음으로 아이를 바로잡아주기 위해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큰 목소리로 화를 내고 동시에 여러 가지 잔소리를 하며 명령하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아이들은 ‘또 시작이다’라고 지겨워하고, 반복되다 보면 점점 만성이 되어 무감각해질 뿐이다.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아이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동의를 해야 한다. 아이의 습관을 갑자기 바꾸려고 하는 것은 일단 금한다. 아이의 몸과 마음에는 관성이 있기 때문에 익숙한 행동을 못하게 하거나 억지로 새로운 것을 시키면 싫어하고, 반항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아이가 기분이 좋은 날을 택해서 약속을 해보자. 주로 외식을 할 때, 음식을 맛있게 먹을 때 이야기를 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
case 1 숙제나 시험공부를 미루는 습관은 포스터 놀이로
평소 숙제나 공부를 미루는 습관은 컴퓨터를 좋아하거나 지나치게 학원을 많이 다녀 쉬고 싶은 경우에 많이 생긴다. 이럴 때는 아이와 상의하여 컴퓨터를 없애거나 학원을 줄이자. 포스터 작전 역시 효과적이다. ‘숙제를 바로 하면 기분이 최고, 자기 전에 숙제하면 지옥’ 등 아이에게 변화시키고 싶은 부분을 큰 종이에 적어 벽에 붙여둔다.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에는 아이에게 내용을 한번 써서 제출하도록 한다. ‘이불을 잘 개면 공주님방, 안 개면 거지소굴’이라는 극히 상반된 표현을 사용하며 처음 부분에는 긍정적인 내용, 뒷부분에는 부정적인 내용을 적는다. 포스터는 거실에서 누가 봐도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놓는다. 집에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다는 것을 슬쩍 알려주어 경각심이 들게 하는 것.
아이가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 하는 습관이 있을 때도 이 방법이 좋다. 시험에 대한 의식이 약한 아이들이 이러한 성향을 보이는데 시험 보기 한달 전쯤 시험에 대한 아이 자신만의 목표를 정하도록 한다. 목표가 정해지면 스스로 하루에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정하게 하는 것. 이럴 때는 아이의 목표를 포스터로 그려서 거실에 붙여 놓는다. 아이에게는 이제 공부하라가 아니라 ‘포스터처럼 하고 있니’라고 질문한다.
case 2 먹은 그릇 치우고 방 치우는 일은 워크숍 놀이로
먹은 그릇을 치우지 않거나 장난감으로 방을 어질러놓은 뒤 그대로 두는 아이들. 이런 경우는 대부분 부모가 모범을 보이지 않거나 방관하는 것이 원인이다. 아이가 어릴 때는 모든 일이 익숙하지 않다. 그러므로 이때 실제로 한번 하는 것을 보여주는 일도 필요하다.
치우는 것이 서툰 아이에게는 워크숍 놀이가 제격이다. 사전에 워크숍 놀이를 하자고 약속을 하고 많은 물건들을 일부러 어질러놓는다. 그리고 엄마가 치우는 시범을 보이고 아이도 동일한 조건에서 따라서 한다. 일종의 역지사지의 개념으로 자신이 어질러놓는 것이 엄마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 일인지 알게 된다.
case 3 늦잠 자는 습관은 엄격한 시간관리로
늦잠을 자는 이유는 유난히 잠이 많은 아이라서가 아니라 전날 늦게 잠자리에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늦게 자는 이유는 해야 할 일을 바로 하지 않고 미뤄두다가 밤에 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아이가 잠드는 시간을 엄격하게 통제하거나 강제로 소등을 하는 방법을 택해보자.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부모가 필요하지만 엄격함이 있는 부모 역시 절실하다. 아이와 미리 기본적인 원칙을 정하고 이를 지키기로 약속한다. 잠자는 시간이나 TV를 시청하는 시간, 컴퓨터 사용시간도 정한다. 이때 아이에게 충분한 이유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강제로 명령하는 태도는 금물.
case 4 사달라고 떼쓰는 습관은 약속으로
백화점만 가면 땅바닥에 주저앉아 장난감을 사달라고 울어대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의 특징은 엄마가 예스맨이라는 점이다. 떼를 쓰면 엄마가 사주는 습관이 들었기 때문에 이런 행동을 반복하는 것. 이럴 때는 약속을 역이용하는 방법이 좋다. 아이는 5세 정도만 되어도 약속의 중요함을 깨닫고 약속으로 인하여 자신에게 돌아오는 혜택이나 선물에 대한 개념을 갖게 된다. 때문에 엄마나 아빠와의 대화 속에 자신에게 유리한 약속을 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부지불식간에 아이와 약속을 하고 지키지 않는다면 치명적이기에 해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역으로 아이와의 대화를 통하여 습관에 대한 약속을 하고 지키게 해보자. 대형마트에 가기 전 아이와 먼저 약속을 하는 것. 약속과 달리 아이가 떼를 쓴다면 약속을 명분으로 거절한다.
부모들의 습관 고치기는 아이들보다 10배 이상 힘이 든다. 아이의 사고는 유연성이 있지만 성인의 경우 이미 반복적인 생활로 습관이 고착화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의 자각을 통하여 자발성이 나타나야 한다. 강남성모병원 라이프스타일센터의 김경수 교수는 “몸에 밴 나쁜 습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각해야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라며 자신의 몸에 밴 습관을 인식하고, 고치려는 의지를 가질 것을 충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