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이야기

[스크랩] 구걸말고 거래하라

자공 우주 2007. 6. 23. 19:34
‘폐백’이란 신부가 혼례 때 시부모나 그 밖의 시댁 어른들에게 처음으로 인사를 드리기 위해 준비해가는 특별음식입니다. 신부가 음식을 대접하면 시부모는 대추나 돈을 답례로 주며 새신부의 앞날을 축원해줍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기 쉽지만 폐백의 전통 속에는 복(福)을 늘리는 지혜가 숨어있습니다. ‘거래’를 통해서 복을 늘려가는 노하우가 들어있습니다.

도둑질을 하면 도둑이고, 구걸을 하면 거지라고들 생각합니다. 그런데 무엇이 도둑질이고 무엇이 구걸인지 한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남의 복(福)을 허락 없이 훔쳐오면 도둑질이요, 남의 복(福)으로 빌어먹으면 구걸입니다. 도둑질이나 구걸이나, 자기 복을 늘리지 못하고 남의 복으로 구차하게 살아가기는 매한가지입니다. 늘어나는 복이 없으니 복을 빌려 사는 처지가 되어 날이 갈수록 더욱 곤궁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알게 모르게 큰 사랑을 베푸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려운 살림을 피게 운을 빌려주고, 힘든 상황에 처했을 때 위로해주고, 병약했을 때 기(氣)를 넣어주고, 일이 막혔을 때 길을 제시해줍니다. 그러나 우리는 음주가무에 카드 빚을 내가면서도, 아무 조건 없이 소리 없이 주고 또 주는 사랑을 하시는 분들에겐 기껏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나 밥 한 끼로 돌아섭니다. 상대방이 큰 운과 복을 주었는데도 자신은 변변치 않은 대접을 했다면 구걸이나 도둑질과 다를 바 없습니다. 운과 복이 빚이 되어 빚쟁이 인생이 됩니다. ‘거래’를 잘못하면 ‘소원을 비는 일’이 자칫 구걸이나 도둑질이 된다는 사실에 절대 주의해야합니다.

도(道)는 단지 정직한 거래라고 했습니다. 서로 주고받으면서 이득을 남기는 것이 거래입니다. 복을 늘리는 거래를 잘해야 복되게 살수 있습니다. 복을 내려준 상대방을 잘 대접하면 운을 복으로 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복이 늘게 됩니다. 새댁이 시부모를 잘 대접해서 윗사람의 내리사랑을 듬뿍 받는 거래를 배우는 풍습이 바로 <폐백>입니다. 한약을 공짜로 얻어먹으면 약효가 떨어집니다. 비싸도 제 돈 내고 정성스럽게 먹어야 약효가 좋습니다. 상처를 치료한 의사에게는 기꺼이 치료비를 내면서 난관에서 구해준 은인에게는 왜 그리 야박하게 구는지 모르겠습니다. 흰 가운을 입지 않으면 의사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성직자의 제복을 입고 권위를 내세우지 않으면 거래가 아니라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내려준 큰 운이나 복만큼 에는 못 미치지만, 복 준분께 일정의 대접을 해 주어야 이득이 남는 정직한 거래가 성사되는 것입니다. 복을 준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잘 대접해야합니다.

구걸이나 도둑질보다 한 술 더 뜨는 것이 강도질입니다. 상대방의 이득을 노리고 대접한다면 강도질입니다. 그래서 저는 ‘속셈이 있는 친절은 강도보다 더 무섭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서로 감동이 남는 거래를 해야 합니다. 거래를 잘한 역사 속의 유명한 이야기 하나를 소개합니다.

신라의 김유신에게는 보희와 문희라는 누이 동생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언니가 서산 꼭대기에서 오줌을 누워서 서라벌이 전부 잠기는 망측한 꿈을 꾸었다고 동생에게 말했습니다. 동생은 언니에게 꿈을 자기에게 팔라고 말하고는 옷장에서 아끼던 귀한 비단 치마를 꺼내 언니에게 주었습니다. 누이는 치마를 받아들며 흔쾌히 꿈을 팔았습니다. 어느 날 김춘추가 김유신 집에 놀러 와서 공놀이를 하다가 옷이 터지게 되었습니다. 김유신은 언니 보희에게 옷을 꿰매라고 했으나 보희는 거절했습니다. 동생 문희는 거리낌 없이 옷을 꿰매서 김춘추에게 대령하였습니다. 나중에 김춘추는 무열왕이 되었고 문희는 그의 왕비가 되었습니다.

만약 문희가 꿈을 그냥 말로만 샀다면 기회를 얻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아끼던 비단치마를 왕후자리와 서로 거래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물질적 거래만 거래가 아니라는 것도 명심해두어야 합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삼고초려(三顧草廬)>는 정성스런 마음을 직거래한 좋은 일례입니다.

관우와 장비와 같은 무적의 장수가 있었음에도 유비는 조조에게 매번 패하게 됩니다. 유비는 사마휘의 천거로 제갈 량을 책사로 얻기 위해 관우 장비와 함께 예물을 싣고 그의 초가집으로 떠납니다. 그러나 제갈 량은 고의로 집을 비워서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며칠 후 다시 찾았으나 출타 중이었습니다. 관우와 장비는 지난번에 분명히 오겠다는 전갈을 남겼음에도 다시 자리를 비운 것에 대해 분개했습니다. 유비는 극구 만류하는 관우와 장비를 돌려보내고 다시 한번 제갈 량을 찾았습니다. 제갈 량은 비천한 신분이고 나이도 어린 자신을 유비가 세 번씩이나 몸을 낮추어 찾은 것에 감복하여 그를 따라 나서게 됩니다. 그리고 유비는 제갈 량의 기지로 천하를 얻게 됩니다. 끝.

후암정사(www.hooam.com)
출처 : 더 좋은 내일을 위하여
글쓴이 : 청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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