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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서 참선하는 시간이 많은 스님들에게 호흡법은 최대 관심사의 하나. 한 스님은 호흡법을 트럭 운전에 비유했다. “트럭의 수명은 오르막에서 액셀러레이터를 얼마나 밟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매일 힘껏 밟아대면 트럭은 금방 못쓰게 되지만, 여분을 두고 천천히 밟아 버릇하면 수명은 40년도 간다”는 것이다.
앉은 자세의 호흡은 늘 느리게 한다. 숨을 들이킬 땐 아랫배가 지나치게 ‘빵빵해지지’ 않을 정도로 8할쯤 마신 후 내쉴 때도 2할쯤 남겨놓는다. 트럭의 액셀러레이터처럼 ‘여유’를 두는 것이다. ‘내 몸 속의 공기 중 일부는 늘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않은 채 남아 있다’는 느낌으로 호흡하면 한결 수월하다. 또한 호흡은 소리가 나지 않게 해야 된다. 숨소리가 거칠면 뇌파가 쉽게 낮아지지 않아 차분한 상태가 되기 힘들다.
스님들은 참선처럼 앉은 자세에서 하는 운동으로 ‘항문 죄기’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널리 알려진 것처럼 수십 차례 항문을 죄었다 폈다 하는 ‘캐글운동’과는 자못 다른 방식이었다. 스님들은 이를 ‘항문호흡’이라고 불렀는데, 항문 죄기와 복식호흡을 병행하는‘복합기술’이었다.
그래서인지 늘 차디찬 마루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이지만 치질환자가 드물다. 항문을 ‘특별관리’하기 때문인 듯했다. 항문 죄기운동이 요실금을 예방하는 등 몸에 좋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현묵스님은 “수백 번 오므렸다 펴면 뭣하겠는가. 근육만 키울 뿐 기가 다 빠져나가지 않는가” 하고 반문했다. 스님은 “항문으로 실제 호흡은 못 하지만 기를 빨아들일 수는 있다”며 조선시대에 죄인을 사형시킬 때 눈 코 귀와 더불어 항문도 틀어막았다는 사실을 증거로 들었다. 항문을 열어놓으면 사형수가 이를 통해 기를 출입시켜 빨리 죽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항문호흡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가부좌나 반가부좌 상태에서 코로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면서 느슨했던 항문을 마치 공기를 빨아들이는 듯한 기분으로 천천히 닫는다. ②아랫배가 제법 불러오면 항문에 힘을 줘 꽉 죈 상태에서 숨을 잠시 멈추고 기를 머금는 듯한 기분을 갖는다. ③코로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항문으로 마치 한숨을 내쉬는 느낌으로 괄약근의 힘을 서서히 푼다.
항문호흡도 중요하지만 항문을 ‘갈고 닦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아침에 화장실을 가는 스님들은 여름일지라도 반드시 바가지에 따뜻한 물을 떠간다. 대변을 본 후엔 반드시 좌욕하는 것. 대변을 보거나 방귀를 뀔 때에도 전혀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시원하게 해결하지만 결코 ‘용’을 쓰지는 않는다. 항문에 무리한 부하가 걸리면 치질에 걸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